김우중 전 회장의 귀국설이 본격 가시화되기 시작한 6월초 박근식 의장은 다음 카페에 긴급 ‘대우피해자대책위원회(http://cafe.daum.net/daewoojuju)’를 개설, 대우 피해자들과 함께 활동을 재개했다.
그동안 대우 피해자들의 활동이 뜸했었는데, 갑자기 ‘피대위’를 만든 이유는.
22조9,000억원을 분식회계해서 9조원을 사기대출 받고 25조원을 해외로 빼돌린 희대의 사기꾼을 사법처리도 안된 상태에서 조기사면 문제가 불거지고 영웅시 하는 것은 보통문제가 심각한 게 아니다. 대우사태로 그동안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나. 38만 대우 피해자들의 아픔을 위해 누군가는 얘기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섰다.
맞다. 여론이 김우중 전 회장을 옹호하는 주장도 있다.
한때는 나도 김우중 씨를 존경했던 사람이다. 그 분은 다른 경제인에 비해 쥐색잡기를 하지 안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지금은 공과 과를 따질 때가 아니다. 김우중 전 회장의 사기행각은 낱낱이 밝혀져야 하며, 처벌받을 사람은 처벌받아야 한다.
판사를 ‘판새’라고 비유했던데.
김우중 씨 등을 상대로 낸 손배청구에서 판사가 “피고는 원고에게 피해액의 30%, 원고는 피고에게 소송비용의 70%를 부담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김우중 측이 고용한 변호사가 13명이나 되는데 그런 명판결(?)이 날 줄 알았으면 재판 안하는 게 낫지 누가 재판 하겠나. 1심 판결이 무려 4년이 넘게 걸렸다. 이러니 대부분의 소액주주들은 이길 보장도 없고 승소해도 막대한 변호사 비용이 감당이 안돼 포기하는 것이다.
김우중 전 회장의 귀국이 대우 피해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사실 사법부의 결정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김우중 씨와 관련된 사안은 동정여론을 살피면서 병보석이나 집행유예든 풀려날 것이고 얼마 안가 사면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쇼’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김우중 씨가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행동을 하길 바란다.
공식적으로 김 전 회장은 무일푼 상태인데 어떤 식으로 책임지길 원하는건가.
피대위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김우중 가는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있다. 이 재산은 모두 김우중 씨의 경제활동으로 조성된 것이다. 적법한 절차에 의해 증여된 것이라 하더라도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 김우중 씨에 의한 피해보상재원으로 쓰여져야 마땅하다.
피해자들의 피해보상 정도는 현재 얼마나 이뤄졌나.
대우그룹 소액주주 피해자들은 37만여명에 달한다. 이 중 소송을 통해 보상을 받게 될 피해자는 0.2%인 540여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99.8%의 소액주주 피해자는 소송시한을 넘겨 방법이 없는 상태다. 최근 피대위의 활동을 통해 자포자기 했던 소액주주들이 일부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문의하는 피해자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국회는 분식회계의 고의은폐나 관련자 도주시 증권거래법상 소송시효를 연장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거나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김우중 씨 일가는 엄청난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김우중 씨는 피해자들을 위해 단 한푼도 배상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이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은 있나.
일단은 김우중 씨가 스스로 피해배상기금을 조성해 피해 일부라도 보상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거부한다 해도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김우중 씨에 대한 파산신청을 통해 일가친척들에게 증여된 재산을 원상회복하는 방법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p.10 기사 참고)
앞으로 활동계획은.
형사소송법상 피해자의 참여 및 진술권을 활용해 김우중 회장에 대한 수사와 공판과정에 참여하고 감시할 것이며, 은닉재산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재산집행을 감행할 계획이다. 또 재산환수관련 대책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미온한 대처시 감사를 청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