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한국거래소가 증시 활성화를 위해 유도하고 있는 상장기업의 배당확대 및 액면분할에 대해 상장사들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유가증권시장 우량 상장사 43개사의 최고 재무책임자(CFO) 50명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방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주식시장 거래가 늘어나고, 신규상장 기업도 증가하는 등 성과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저평가 인식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상장사들의 배당성향 증가, 액면분할을 통한 시장 참가자 확대 등은 지금의 어려운 현실을 타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기업가치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1.1%로 G20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브릭스(BRICS) 등 신흥국보다 낮으며 전체 평균 2.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또한 고가주의 액면가가 높을수록 거래가 저조하고 개인투자자의 거래비중이 감소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미국의 경우 애플, 구글 등이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상승하고 거래량도 증가했다.
최 이사장은 "이제는 우리 기업들도 배당과 액면분할에 좀 더 신경써서 글로벌 관점에서 주가를 관리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선순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래소는 상장사들이 액면분할에 의한 발생주식수가 증가하면 주가가 상승해 기업가치가 증대되고, 이로 인해 자금조달도 용이해져 기업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상장사 관계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조용두 포스코 상무는 "현재 당사는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배당성향이 40%로 높은 수준이나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황제주'로 등극한 아모레퍼시픽의 그룹 신희철 상무는 "당사가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그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주주들의 의견을 모아 액면분할 등 여러 관점에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추광식 롯데제과 이사는 "당사의 주주구성을 보면 최대주주가 50%, 외국인 및 기관이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배당을 늘리면 자칫 이들만 수혜를 받을 수 있어 심도있게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상장사들의 주가는 지난 6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115만1000원) ▲포스코(30만원) ▲NAVER(77만9000원) ▲아모레퍼시픽(235만7000원) ▲롯데제과(213만7000원) 등이다.
유보율 상위기업의 경우 올해 상반기말 기준 ▲SK텔레콤(3만4689%) ▲SK C&C(1만6047%) ▲세방전지(9443%) ▲BYC(8610%) ▲대성합동지주(8181%) ▲한전KPS(6588%) ▲무학(6507%)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