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자는 큰 귀와 넓은 마음을 가져야한다
최근 월드컵축구등 국제행사에 바쁘면서도 국민들은 모두 대통령 후보 선발에 온통 관심이 모아져 있다. 생각해보면 2002년 올 한해를 마감하는
큰 행사가 역시 대통령 선거임에 틀림없다. 아니 21세기 우리 한국의 명운을 결정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필자는 지난 2년동안 시사뉴스에 기고한 시사칼럼들을 모아 4월초 ‘21세기, 우리 민족의 비전’(세진사 刊)이란 제목의 시사칼럽집을 냈다.
그러면 과연 ‘우리 민족과 국민의 비전’은 무엇일까. 접근 방법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첫째, 국민들이 잘살아 선진국에 진입하고 둘째,
온누리에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국민복지가 뿌리내려 ‘삶의 질’이 높아져야하고 셋째, 전쟁이 없이 자유와 평화가 전제된 ‘남북통일’ 이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우리 민족의 염원과 비전’을 실천할 대들보이며 디딤돌로 역시 국민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확실한 견해다. 이것은 특히
현행 헌법이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데서 기인한다. 생각해 보라. 우리 나라 헌법과 법률제도, 그리고 질서를.
우리 나라는 대통령이 초법적인 권한을 쥐고 있다. 가장 최대의 조직을 지니고 있고, 가장 큰 자금을 동원해 집행할 수가 있으며, 가장 정확한
정보를 확보해 활용할 수가 있다. 막강한 권력을 경우에 따라서는 마음대로 휘두를 수가 있다.
대통령이 판단을 잘못하면 전쟁이 날 수가 있고 경제위기를 맞을 수가 있다. 세금이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졸지에 실업자가 될 수가 있다.
이런 역사적인 사례는 가깝게 일제치하를 겪었고 6.25전쟁을 치렀으며 IMF 체제에 빠져들어 혹독한 시달림을 받았다.
역사는 우리에게 훌륭한 거울이 되고 훌륭한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한번 돌이켜보자. 우리는 조선조 초에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이란
걸출한 임금님을 만났다. 그분 덕에 지금 우리는 우리말을 글로 쓸 수가 있고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감을 갖고있다.
세종대왕이나 성종 임금님처럼 훌륭한 지도자들은 지금의 대통령보다 훨씬 더 막강한 권력을 지녔다. 그러나 그들은 권력을 휘두르지 않고 국민의
소리를 더 많이 들었다. 그들을 더 많이 생각했고 염려했다. 때로는 허름한 차림으로 변복을 하면서 까지.
오늘 우리의 지도자와 대통령들도 그렇게 하고 있을까. 물론 제도상으로는 그렇게 되어 있다. 국정원이나 국군기무사가 있고,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행정기관마다 민원창구가 마련돼 있다. 가장 권위있는 의견과 여론 수렴기관으로는 신문과 TV 매스컴이 있다.
인터넷·핸드폰등 통신수단도 대단히 발전되어 있는 오늘날 정보전달과정에서 왜곡현상이 왜 일어날까. 그것은 권력의 주변을 싸고 장막을 치는
일단의 측근 무리들 때문이다. 소위 측근들은 자신의 능력이상으로 권력을 누리기 위해서 무리를 한다.
국가지도자들의 귀를 막고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게 한다. 최근 김대중 정부에서 벌어진 부정부패나 인사부조리,
권력남용은 좋은 사례다. 물론 야당 지도자인 이회창 총재 주변에도 상당한 측근 시비가 보도되었다.
이런 현상은 동서고금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나 있을 수 있고 있었던 사례들이다. 그러면 어떻게 치유해야할까. 필자는 바로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큰 귀이며 넓은 마음, 그리고 정확히 사안을 궤뚫어 보는 통찰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큰 귀’는 상징적인 말이다. 다양한 정보력을 말한다. 많이 듣고 대화하며 필요할 때에는 확인에 나서야한다. 그리고 넓은 포용력이 필요하다.
가슴으로 대화를 하고 진실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사안을 궤뚫어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이제 더 이상 미루거나 늦출 수 없는 21세기 정상의 목전에 와 있다. 첨단 정보화시대에는 한해가 늦어지면 과거 1백년 늦어지는 것보다
더 치명적이다. 나라와 민족, 아니 우리들이 좀더 멋있고 품위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올해는 좀더 올바르고 슬기롭게 판단해보자.
고대경영학과/ 대학원경영학과 졸업/ 연세대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경제부차장)/ 한국공공정책연구원장/ 시사뉴스주필(현) |
www.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