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국내 1, 2위 그룹 삼성과 현대차를 테마로 한 펀드의 지난주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低)로 인한 해외 판매실적 부진 우려로 최근 시가총액이 크게 줄어든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주가하락이 만들어낸 결과로 풀이된다.
7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1주일간(5월29일~6월4일) 수익률은 삼성그룹주 펀드 -2.69%, 현대차그룹주 펀드 -4.04%다.
이는 운용순자산이 100억원 이상 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두 펀드의 마이너스 수익률의 핵심은 '현대차의 폭락'이다.
두 펀드 포트폴리오에는 공통적으로 삼성전자 및 현대차 계열사가 비중 상위 10위권에 포진해 있다.
두 그룹주 펀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그간 하락세를 이어오다 이 기간 130만7000원에서 133만7000원으로 2.3% 소폭 상승했다.
반면 지속되는 엔저 현상과 최근 메르스 사태로 인한 국내외 판매 부진이 예상되는 현대차, 기아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 주가는 폭락했다.
이 기간 판매부진의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현대차는 12%, 기아차는 6.7%씩 하락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 현대모비스도 8.9%나 떨어졌다.
두 펀드의 마이너스 수익률은 삼성전자의 증가폭에 비해 현대차 계열사들의 하락폭이 훨씬 컸던 탓으로 분석된다.
그러면서도 삼성그룹주 펀드의 손실폭이 현대차에 비해 작았던 데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반대 소식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리엇은 두 회사 합병 반대를 위한 경영권 참여 목적으로 지난 2일과 3일 양일에 걸쳐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매입했다.
'삼성물산 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운 엘리엇의 행보는 삼성물산 주가를 끌어올렸다.
합병 발표 당일인 26일 이후 27일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삼성물산 주가는 엘리엇의 지분 매입 소식이 전해진 4일에만 10.3%가 급증했다.
삼성그룹주 포트폴리오 중 현대차,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주가 부진한 성적을 냈지만, 이보다 비중이 높은 삼성물산 주가의 큰 폭 상승이 손실을 다소 만회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