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뚝심이 서울 면세점 2차대전에서 승리를 가져왔다.
관세청은 14일 오전 8시께부터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 심사를 벌였다. 관세청은 결과 발표를 통해 롯데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두산에게 넘겨줬다.
두산은 하반기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심사를 앞두고 경쟁 기업들보다 먼저 출사표를 던지는 강수를 뒀다. 두산은 당시 동대문 두타를 면세점 입지로 추진하고, 기존 두타 쇼핑몰은 그대로 유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세계, 롯데, SK네트웍스는 두산의 갑작스러운 출사표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용만 회장이 정부로부터 면세점 사업권을 약속받은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았다. 이른바 '두산 내정설'이다.
특히 지난 7월 동대문 지역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웠던 기업들이 모두 탈락한 가운데 두산 측이 동대문 두타를 앞세워 면세대전에 뛰어든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소문에 굴하지 않았다.
박 회장은 사재 출연도 마다하지 않으며 동대문에 면세사업자가 없다는 점을 적극 어필했다. 두산은 면세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동대문 지역을 차별화된 관광지역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지난달 26일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 참석, 면세점 사업 진출과 관련해 "면세점 사업을 통해 동대문 주변 상권과 상생하는 진실한 대기업 상생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번 재단 출범에 사재 100억원을 출연하며 열의를 보였다. 초기 재원으로 박 회장이 사재 100억원, 두산그룹이 100억원 등 총 200억원을 출연했다.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은 지역 재단(Community foundation:지역문제를 지역주체들이 직접 해결하는 것을 취지)을 표방, 민-관-학 협력을 통해 동대문 지역발전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두산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면세점 내 매장 및 면세점과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에 소상공인과 중소 패션 업체 등 주변 경제주체들이 대거 참여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세부적으로 두산은 ▲인근 대형 쇼핑몰과 연계해 'K-Style' 타운 조성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및 전통시장과 연계한 야시장 프로그램 추진 ▲지역 내 역사탐방, 먹거리탐방 프로그램 운영 ▲심야 면세점 운영(현재 검토 중) 등을 추진키로 했다.
두산그룹은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이후 "동대문 상권의 염원을 담아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 나와서 기쁘다"며 "동대문 상권 부활을 돕고 동대문을 서울 시내 대표적 관광 허브로 키워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면세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두산이 각 평가항목 별로 치밀하게 준비한 사업계획이 제대로 평가 받았다"며 "심사위원들은 동대문의 입지적 조건, 지역 상생형 면세점이라는 두산의 비전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