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미뤄졌다.
이 부회장은 와병(臥病) 중인 부친 대신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후 삼성의 재도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자신의 결단만 남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회장 승진은 뒤로 미뤘다.
이건희 회장이 1년 넘게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인 데다 그룹 내 조직슬림화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전자·금융·바이오를 3대 축으로 사업재편과 조직슬림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S·SDI간의 구조조정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당장 회장으로 승진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부회장 스스로 삼성그룹의 안정적 변화가 어느 정도 이뤄진 뒤 회장으로 승진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사장단 인사에서 고동진 부사장을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 내정하는 등 총 15명 규모로 단행했다.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정, 발표했다.
올해 정기 인사는 지난해(3명)보다 많은 사장 승진자를 배출했지만,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인사인 만큼 안정감을 강조했다. 삼성의 실적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전문성과 경험을 우선순위에 뒀다. 전자·금융·바이오 분야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물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 오너가(家)의 승진은 없었다. 삼성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미래전략실에도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