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과 소유에 대한 분리 원칙 확립에 나서고 있다.
롯데 기업문화개선위원회는 지난 29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인원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롯데그룹 계열사간 자율 경영을 확대키로 했다. 또 파트너사와의 수평적 관계 유지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문화개선위원회는 이날 17가지 과제를 도출했다. 이들 과제는 내년부터 각 분야별로 구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순차적으로 현업에 적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계열사간 자율경영 확대 방안은 계열사 사장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이 가장 높은 위치에서 계열사에서 추진되는 사안에 대해 보고는 받지만, 세세한 사항은 계열사 사장이 처리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공산이 크다.
이 같은 방안 추진은 그동안 신 회장이 주장해왔던 경영과 소유에 대한 분리 원칙을 롯데 그룹 전반에 뿌리내리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신 회장은 앞서 인사 시스템에서도 이 같은 원칙을 적용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8일에 유통·서비스 계열사, 29일에 식품·제조·건설·화학 분야 계열사들에 대한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롯데그룹은 이틀에 걸친 인사 배경에 대해 "인사내용 발표 전 이사회를 개최해 정식으로 승인을 받은 뒤 발표해야 한다는 신 회장의 방침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사회의 승인 절차를 거친 뒤 임원 인사가 발표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손가락 인사' 등으로 롯데 그룹을 이끌어왔다면 신 회장은 철저한 시스템 아래 롯데 그룹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계열사간 자율경영 확대 등을 추진하는 이유는 전문 경영시스템 문화를 롯데그룹에 정착시키기 위함으로 보인다"며 "경영과 소유에 대한 분리원칙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