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재규 기자] 이동통신 요금에 1만1000원씩 포함돼 5800만 국민들(이동통신 가입자 총수)에게 사실상 세금처럼 부과되고 있는 기본료.
최근 단통법의 효과와, 독과점에다가 5800만 가입자라는 안정적 수익기반 등의 영향으로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이 급증하고 있고, SKT의 사내유보금만 해도 16조원대에 이르고 있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기본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때에 맞춰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조형수 변호사)는 18일 통신요금 기본료를 폐지해 가계통신비를 낮추어야 한다는 여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참여연대는 18일 「QnA로 알아보는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의 모든 것」 이슈리포트 발행을 통해 "이통기본료 폐지는 실현 가능하면서도 가장 확실한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으로, 통신 3사가 내내 반대했던 가입비 폐지가 2015년 3월 실현된 것처럼 기본료 폐지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미래부와 통신3사는 이제는 기본료 폐지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대규모 장치산업에 해당되는 통신사업 특성상 사업 초기에 통신설비 설치와 투자를 위해 기본료를 받기 시작했으나 현재에는 통신설비 설치가 완료되었으므로 더 이상 기본료를 받을 필요가 없는데 마치 세금처럼 모든 통신 소비자들로부터 징수하고 있는 것은 매우 부당하고, 그 요금도 1만1000원에 달해 매우 과도하다"면서 "이른바 정액요금제에도 기본료 1만1000원씩 포함되어 있으므로, 기본료를 폐지할 경우 통화․문자․데이터 기본 제공량은 유지된 채, 가계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기본료를 연간 6조 6000억 원으로 추산할 때, 통신 3사가 지출하고 있는 마케팅 비용(통신 3사의 마켓팅 비용은 2014년 8조 8220억원, 2015년에도 7조 8669억 원을 기록)을 대폭 줄이는 방법 등을 동원하면 즉시 기본료 폐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과거 2만7000원에서 현재 1만1000원으로 인하됐던 기본료 추이를 돌이켜보면 적정배당(예를 들면, 최태원 회장에게만 2015년도에 SKT에서 130억을 배당한 것으로 추정됨)․경영효율화만 이루어져도 기본료를 인하할 여력은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또 한 가지, 알뜰폰 회사들에게 통신망을 도매하고 있는 통신3사 요금 상품에는 기본료 폐지 상품이 없으나 오히려 통신망을 소매하고 있는 영세한 알뜰폰 사업체에는 기본료가 없는 상품이 있다는 것을 들어 통신3사가 더 이상 기본료 폐지를 반대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가입비 폐지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통신3사는 지금과 같이 ‘신규 투자재원이 필요하다’는 등의 비슷한 논리로 오랫동안 가입비 폐지를 반대해왔다.
이는 결국 2015년 3월 가입비가 폐지되었고 통신 3사의 경영에는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만 봐도(오히려 최근 단통법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급증하고 있음) 기본료 폐지를 반대하는 통신3사의 논리였다.
단말기유통법은 통신3사의 과도한 지원금를 줄이고 단말기 거품제거․통신비 인하를 통해 가계통신비를 낮추려는 목적으로 제정됐다.
때문에 참여연대는 "정부는 지원금을 줄이는 데에만 집중하고 단말기 거품제거․통신비 인하를 위한 노력은 매우 소홀히 했다"며 "이 때문에 통신 소비자들은 단통법을 ‘단지 통신사만을 위한 법’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지금이라도 정부가 단말기 거품제거․통신비 인하를 위한 정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 관련 법안, 어디까지 왔나? = 기본료 폐지는 법률 개정 없이 통신당국과 통신3사가 협의하여 결정하면 가능하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전기통신사업법 상에 기본료폐지의 내용을 담은 조항을 추가하여 개정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19대 국회에서 기본료 폐지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을 발의‧청원한 바 있다.
2015년 정기 국회 미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여야 국회의원은 기본료 폐지를 심도 있게 토론하여 합의에 가깝게 논의한 바 있으나 결론을 맺지 못했다. 20대 국회에 기본료 폐지가 달성될 수 있을지 주목받는 이유다. 반면, 정부에서는 정부가 아닌 시장 주체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한 발 뒤로 빼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미래부의 주장대로 시장 주체들이 결정할 문제라면 세금과 다름없는 기본료를 오히려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또다른 노력은? = 데이터 요금제에서 기본 제공하는 데이터량이 상향되어야 할 것이라고 시민단체들은 주장한다. 선택약정할인제 할인율이 20%에서 30% 정도로 상향 조치되어야 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통신 서비스 이용 부담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분리공시를 반드시 도입해 단말기 가격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고 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