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이스타항공이 정상화 과정에 돌입한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성정과 이스타항공은 24일 서울회생법원에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 인수합병 무산으로 셧다운 된 지 1년 3개월 만에 새주인을 맞았다.
인수대금은 약 1100억원으로, 700억원은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 공익채권 변제에, 400억원은 항공기 리스사, 정유사 등에 대한 회생채권 상환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과 성정은 효력이 정지된 항공운항증명(AOC)을 다시 취득하고 여객기 16대, 화물기 3∼4대를 운영하며 이스타항공 제2의 전성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성정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는 중국과 일본 골프 관광객 유치를 통해 종합 레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발점"이라며 "항공·골프·리조트 등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사업 전망도 밝다. 5년내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이 새주인을 찾으면서 LCC 개편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6개사에 2019년 3월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3곳까지 합치면 LCC는 총 9개사다.
코로나19 타격으로 각 사가 항공기 보유 대수를 줄이고 초특가 항공권을 내놓는 등 출혈경쟁을 벌이며 버티고 있지만 적자늪에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LCC 빅 3인 상제주항공은 지난 1분기 8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1분기 대비 적자폭을 더 키웠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601억원과 4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2~3년 동안 활발한 입수합병을 통해 업계가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LCC 시장에는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간 통합 LCC 탄생이 예고돼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것이다.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같은 한진그룹 계열사이고, 에어부산·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다.
대한항공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 2년 내로 손자회사가 되는 에어부산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모든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대한항공이 상장사인 에어부산의 지분을 100%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2년 이내로 에어부산이 진에어에 완전히 흡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3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44%에 이른다. 이는 현재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점유율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LCC 1등이 바뀔 수 있다.
일각에서는 통합 LCC 등장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간 M&A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양사가 결합될 경우 막강한 2강 구조가 그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LCC시장이 과포화 상태에서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출혈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다"면서 "향후 2년동안 다른 LCC들이 합종연횡하면서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