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경기침체로 저소득층 가계가 생존의 한계선상으로 내몰리고 해체되면서, 청소년들의 가출과 성매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살림이 어려워지면서 청소년들이 쉽게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성매매 유혹에 빠져들고 있는 것. 보건복지가족부 청소년보호중앙점검단은 지난해 하반기 성매매 행위를 적발해 구호조치한 청소년은 모두 69명으로 상반기 36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유해업소 단속과정에서 적발한 단순 가출 청소년 역시 35명에서 90명으로 늘었다.
95.4% 인터넷서 성인과 접촉
일용직 아버지가 보내주던 돈으로 할머니, 동생과 함께 살던 김모(15)양. 그러나 작년 하반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아버지 일거리가 뚝 끊겼고, 매달 보내주던 양육비도 끊겼다. 김양은 결국 작년 말 가출했고 생계를 위해 성매매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인터넷 채팅을 통해 8만~10만원씩 받고 성매매를 하며 생활해왔다.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수년 전 조부모한테 맡겨진 이모(16ㆍ고1 중퇴)양도 경기 의왕에서 중고차 매매를 하던 아버지가 경기악화로 폐업하면서 생활비를 더 이상 보낼 수 없게 되자 작년 10월께 가출했고, 이후 30여명을 상대로 성매매를 해왔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정이 해체됐거나 위기 가정에서 자발적으로 가출한 청소년들이 생활비와 유흥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성매매를 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점검단의 박은정 단장은 “성매매 청소년들 중에는 경제난 때문에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다”며 “불황이 심각해지면서 청소년들이 용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 유혹에 쉽게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점검단이 지난 한해 성매매를 하다가 단속된 청소년 103명의 유형을 분석한 ‘2008 청소년 성매매 단속 사례집’에 따르면 82.6%가 생계비 또는 유흥비 마련을 위해 성매매를 했다. 청소년 가출도 상반기 35건에서 하반기 90건으로 급증했고 성매매 청소년 가운데 가출한 청소년의 비율은 80.8%, 학교를 중퇴한 비율은 51.7%나 됐다. 또 유해업소를 출입한 청소년들을 단속한 건수도 상반기 16건에서 하반기 103건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청소년들의 성매매는 대부분 인터넷 공간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 성매매 청소년의 95.4%가 성인들과 접촉하는 수단으로 ‘인터넷’을 사용했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4.6%만이 아는 사람의 소개를 받았다는 등의 소수 답변을 내놓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피해 청소년이 대부분 가출해 갈 곳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는 청소년 대상 성매수 행위 대부분이 가출 청소년을 표적으로 한 인터넷 채팅을 통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출청소년 작년 3배 늘어
이들은 성매매의 대가로 대부분 돈을 받았으며, 액수는 10만원 이상이 75.4%, 5만원 미만이 12.3%, 5만~10만원이 10.8%를 각각 차지했다. 성매매는 일반적인 아르바이트에 견줘 짧은 시간에 높은 수입을 올릴 수단인 셈이다.
하지만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알선료를 챙기는 성인들도 있었다. 박모(15)양의 경우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된 김모(23)씨와 성매매를 한 후 지낼 곳이 없다는 사정을 알아챈 김씨가 성매매를 알선하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알선 댓가로 생활비까지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여성 3명과 성매매 하던 서모(16)군은 이중 보험설계사 한모(21)씨로부터 숙식을 제공받는 댓가로 성관계를 맺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이어지게 되면 가출 청소년을 집으로 돌려보낸다 해도 가출의 악순환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따라서 가출 및 성매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재활교육을 강화하고, 청소년쉼터를 확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단속결과, 위기 청소년 193명과 성매매 피해청소년 69명을 각각 구호했다고 밝혔다. 특히 성매매 피해 청소년중에는 남자도 5명이나 포함됐다. 아울러 이들 청소년을 상대로 성을 매수한 성인 47명과 성매매 알선자 3명을 단속하는 한편 청소년 유해업소에 청소년을 출입시키거나 고용한 56개 업소를 적발해 해당업주를 관할 경찰서에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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