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재욱 기자]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한 지방은행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확대와 공격적인 점포 확장에 나서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금융사 인수합병에 성공한 3개 지방 금융지주의 총자산 규모는 2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3개 지주의 총 자산규모는 109조원에 달했다. M&A로 1년도 되지 않아 총자산이 두 배 가량 확대되는 셈이다.
오는 10월이면 우리금융지주 산하의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BS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경남은행을 인수한 BS금융의 총 자산은 48조원에서 90조원, 광주은행을 인수한 JB금융의 총자산은 18조원에서 40조원으로 불어난다.
BS금융은 경남은행에 이어 올 하반기 증권사 인수와 카드사 설립까지 검토하고 있다.
JB금융은 출범한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잇달아 M&A에서 승전보를 띄웠다. 지난 3월 실물자산 전문운용사인 '더커자산운용'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방은행 최초로 자산운용사를 확보한 것이다.
경남은행 인수에 실패한 DGB금융지주는 최근 비(非)은행 금융회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DGB금융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2%에서 오는 2017년까지 25%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10일 DGB금융은 KDB생명을 인수를 위한 최종본입찰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난달에는 공시를 통해 현대증권의 현대자산운용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지방은행의 외연확대는 성장성 때문이다. 지역내의 고객층만으로는 은행이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외형 확장에 나서는 것이다.
최근 부산·전북·대구은행이 주변 도시로 점포 확대를 추진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
대구은행은 최근 김해시에 점포를 열었다. 대구보다 조선·철강업 사업장이 많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영업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은행은 광주영업소에 거점점포를 낼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현재 지점이 없는 광역시 위주로 점포를 열 예정이다.
전북은행은 이미 서울과 인천에 23개의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전북지역 내 제조업 비율이 낮은 만큼 기업금융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도권 진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은행의 외형불리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방은행의 수익구조와 영업환경이 유사하기 때문에 차별화 하지 않으면 결국 '제 살 깎아 먹기'경쟁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기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이 새로운 지역시장에서 기반을 잡기 위해서는 가격으로 승부할 수 밖에 없다"며 "서로 낮은 금리로 경쟁을 하다보면 결국에는 유혈 경쟁 체제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내부 통제 시스템과 노하우가 외형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금융사고가 빈번히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규모가 커지는 만큼 인적 역량과 조직 체계 등이 빠르게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며 "이 한계를 지방은행들이 극복해 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