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재욱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3일 휴가철 테마별 여행지들을 보여주는 ‘국내 테마여행 10선’을 소개했다.
전경련이 추천하는 테마들은 주요 기업 창업주 생가 방문, 역사 속 산업기술 탐방, 근대 물류 중심지 등 우리나라 경제사를 살펴보는 테마와 지역 축제탐방, 농촌체험 팜스테이 등 지역문화와 자연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테마 등으로 이뤄졌다.
우선 창업주 생가는 우리나라가 반세기만에 주요 경제 강국으로의 도약 신화를 이끈 창업주들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특히 의령·진주·함안은 삼성 이병철 회장, LG 구인회 회장, 효성 조홍제 회장 등 3명이나 되는 기업 창업주들이 태어난 곳이다. 이들 세 마을은, 생김새가 세발솥을 연상시키는 ‘솥바위’ 20리 마을로도 더욱 유명하다. 생가 방문 후 의령군이 조성한 ‘부잣길’ 둘레코스도 걸어볼 만하다. 롯데 신격호 회장이 매년 마을 잔치를 여는 울산 생가도 창업주의 생각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방문지이다.
조상들의 산업 기술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장소도 있다. 한국 건설의 경쟁력이 이어지고 있는 조선 정조 시대에 완성된 수원 화성. 거중기 등 당시 최신 건축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수원 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농업에 과학을 접목한 사례들도 있다. 신라 고도인 경주 첨성대는 당시 농업에 천문학을 접목한 사례이다. 부산 동래는 조선시대 발명가인 장영실이 태어난 곳으로 그의 이름을 딴 ‘장영실 과학동산’이 있어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농업기상학적인 그의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시대에 따른 물류 중심지의 성쇠를 볼 수 있는 장소도 있다. 충청남도 강경은 조선말까지 전국 3대 시장이 있었을 정도로 근대 육상 물류의 중심지로 번창하던 곳이다. 지금도 강경포구, 강경상고 관사, 강경역사관 등에 가면 강경의 흥망을 알 수 있다. 전라북도 군산은 1899년 외국인 거주지역인 조계지로 지정되면서 항구도시로 발달해 1900년대 초에는 최대 곡물항으로 이용됐다. 구(舊)군산세관과 군산 근현대사박물관 방문을 통해 당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강원도 평창의 봉평마을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으로 유명하다. 경상남도 통영은 문학의 마을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김춘수, 유치환, 박경리 등 작가들이 태어난 곳으로 이들을 기리는 기념관과 생가가 위치해 있다.
지역별로 펼쳐지는 축제에 가면 지역 문화체험과 함께 내수 진작에도 보탬을 줄 수 있다. 매년 7월말에 열리는 보령 머드축제에 가면 ‘진흙 인간’들로 가득하다. 화천 토마토축제가 열리는 강원도 화천은 매년 여름 붉은 색으로 물든다.
전국에 있는 이색박물관을 찾는다면 색다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전라북도 전주 한옥마을에는 아시아 최초로 설립된 ‘모자박물관’이 있다. 전 세계 모자 300점이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으며, 3층에는 모자 공방이 있어 직접 모자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자연을 찾아 도시 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휴가도 있다. 전라북도 순창의 ‘고추장익는마을’에서는 전통 고추장 담그기 체험, 600년을 넘게 이어진 도기 마을인 충청북도 단양 ‘방곡도깨비마을’에서는 도자기빚기 등이 가능하다.
전경련은 이밖에 나라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테마로 역대 대통령 생가를 찾아 구미에서 거제, 신안까지 영·호남을 횡단하는 여행, 경기도 파주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휴전선을 따라 여행하는 보훈 여행 등도 제안했다.
전경련 이용우 사회본부장은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유명 관광지 위주 휴가는 오히려 관광 피로도를 높이는 역효과가 있다”며 “다양한 테마들을 조합해 자신만의 여행을 떠난다면 개인들은 휴가의 만족도를 높이고 더불어 국내 관광산업도 활성화되어 내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