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사과...고고학자로부터 사실관계 오류 등 역사왜곡 지적 받아
[ 시사뉴스 홍정원 기자 ]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측이 고고학자로부터 사실관계 오류 등 역사왜곡 지적을 받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은 지난 21일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과 공식입장을 올려 "먼저 방대한 고대사의 자료를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고고학자인 곽민수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19일 방송된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클레오파트라)편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역시 걱정했던 대로 사실 관계가 틀린 내용이 차곡차곡 쌓여간다"며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다. 지도도 다 틀렸다"고 비판했다.
곽민수 소장이 한 지적에는 클레오파트라 시대 배경이 된 장소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대한 것도 포함돼 있었다.
이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말이나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던가 하는 것들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었다"며 "그에 비하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서 말했다고 한 거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이다"고 말했다.
또 “이외에도 틀린 내용이 많지만 생략하겠다”며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곽민수 소장은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극치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제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 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보지 마시라"고 꼬집었다.
한국 유일의 이집트 고고학 전공자인 곽 소장은 영국 런던대와 옥스퍼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더럼대에서 고고학과 이집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제작진은 사과 공식입장에서 "방대한 이야기의 세계사를 다루다 보니 한 편 당 평균 총 4~5시간 녹화하고 있다"면서 "방송 시간 85분에 맞춰 시청자분들께 몰입도 있는 이야기를 선사하기 위해 압축 편집하다보니 긴 역사 강연 내용을 모두 담기 어려워 역사적 부분은 큰 맥락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었지만 맥락상 개연성에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결과물을 송출했다"고 해명했다. 또 "이에 불편하셨을 모든 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자문단을 더 늘리고 다양한 분야의 자문위원님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