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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국인만 100% 이해할 수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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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한 가족의 사투를 그린 ‘괴물’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찬사, 최고가 해외 수출 성과 등의 눈에 보이는 실적이 있기 전부터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주목받았다. 본격 괴물영화라는 충무로에 보기 드문 기획에다 송강호 박해일 등의 스타가 출연하는 것도 이유였지만, 무엇보다 ‘살인의 추억’ 이후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라는 면에서 이 영화의 기대치는 최고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 8일 조선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가졌던 ‘괴물’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봉 감독에게 ‘괴물’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었다.

괴물이 칸 영화제에서 관심을 많이 받았고, 해외 수출도 많이 했다.
일단 칸 영화제에서 사실은 미완성 버전을 틀었다. 돌아와서 지금도 후반작업을 하고 있다. 미완성 버전이었는데 불구하고 반응이 좋아서 천만 다행이었다. 사실 진정한 월드프리미어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미완인데도 칸에 갔던 이유는 거기에 세계 최대의 시장이 있고 영화를 세계 시장에 알리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다. 덕분에 많은 외화벌이도 하게 됐다. 사실 한국 사람들끼리 봐야만 알 수 있는 한국적인 유머 등을 칸에 참석한 외국인들은 100%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들만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 개봉에 대해 많이 긴장하고 있다.

'살인의 추억' 스텝들과 배우들과 함께 했다.
관객들을 설득하고 공감을 얻어야 하는데 사실 그 전에 스텝과 배우의 공감을 얻고 그들을 설득하는 게 더 어렵다. 어떻게 보면 스텝과 배우들이 내가 만드는 영화의 첫 번째 관객이니까. 이 영화 자체가 괴물 영화고 나 자신도 처음 시작해보는 장르이기 때문에 나를 완전히 믿어줄 것 같고 신뢰해줄 것 같은 그런 사람들과 작업을 하고 싶었다. 촬영 미술 조명 배우도 그런 사람들과 작업을 하게 됐다. 처음 엠티를 갔을 때 갑자기 ‘반지의 제왕’이 생각나서 ‘절대반지를 파괴하러 모르도르로 가는 프로도의 심정이다. 프로도 옆에는 샘이 있어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더니 그 중 34명이 ‘저는 감독님의 샘이에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줬다. 스텝들에에 ‘이거 솔직히 내 능력 밖의 영화다. 여러분의 도움이 있어야만 완성할 수 있다’며 절절하게 호소했고, 완성을 한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최초의 관객이었고 나를 믿어줬던 스텝과 배우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영화에 꼭 담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나.
리얼하고 완성도 높은 괴물을 만든다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살인의 추억’ 찍는다고 했을 때 왜 범인도 안 잡히는 범죄영화를 만들려고 하냐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번에 괴물 찍는다고 하니 왜 갑자기 이무기 영화를 찍으려고 하냐며 영화경력에 오점이 된다는 만류를 많이 들었다. 장르에 대한 편견이 오히려 나를 자극해 ‘한국에서도 완성도 높은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너희에게 보여 주겠어’라는 심정으로 영화를 찍었다. 그런데 완성도 높은 괴물을 만들겠다는 것이 첫 번째 목표여도 그게 전부일 수는 없었다. 두 번째는 그 괴물에 맞서 싸우는 가족들. 가족들이야말로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생각했고 가족 캐릭터를 잘 만들자가 두 번째 목표였다. ‘살인의 추억’도 우스꽝스럽지만 범인을 잡겠다는 집념만큼은 누구보다도 강한 형사들이 주인공이었다. 이번 ‘괴물’ 가족들은 평범하다 못해 하자가 아주 많은 가족들인데 그런 사람들이 괴물에 맞서 싸우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사회에 대한 메시지들이 터져 나오게 됐다. 괴물과 싸우는 주체들은 통상 육해공군 생물학자 동물학자 미모의 캐스터가 나오는데 처음 영화를 시작할 때부터 이런 사람들은 절대 카메라 100미터 근방에 두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가족들이 누구의 도움도 못 받고 외롭게 괴물에 맞서 싸우게 됐고 약하고 소외된 주인공들을 왜 도와주지 않는가를 생각하게 됐다.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는 낯선 사람들을 돕지 않는다. 세 번째는 그런 동정 없는 세상을 그리려고 했다. 괴물은 출발점이고, 가족을 잘 그리고 싶었고, 그리고 그 가족을 도와주지 않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일차적으로 이 영화는 괴물과 한 가족의 다이나믹한 사투, 여름철 액션물로도 손색이 없는 영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주체적인 코멘트나 프로파간다가 앞서는 영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영화는 지양했다.

헐리우드의 에이리언 같은 게 떠오른다. 어떤 모델을 참고 했는지 궁금하다.
일단 새로운 괴물 캐릭터를 창작해야하니까 여러 가지로 걱정이 많았다. 일본이나 미국의 괴물 캐릭터를 참조하거나 염두에 둔건 없다. 우리 스토리에 충실하려고 했다. 이 영화의 최대 매력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다가 하루에 한번씩 보게 되는 한강에서 괴물이 나온다는 것이다. 지하 2만미터도 아니고 아주 일상적인 공간에서 나오는 괴물. 그만큼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장희철 괴물 디자이너하고 사실적인 괴물을 만들기 위해 논의했다. 실질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법한 돌연변이 괴물의 크기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괴물과 송강호 씨가 늘 어울려야 한다. 아놀트 슈왈츠제네거나 탐 크루즈가 있는게 아니라 송강호, 변희봉, 배두나 가족들이 하나의 그림 속에 다 어울러져야 한다는데 중점을 맞췄다. 한국적인 괴물을 만들어야 했고 나중에 최종 괴물이 만들어졌을 때 오퍼니지 사람들이 ‘괴물이 동양적인 느낌이 있다’ 했을 때 기뻤다. 의도했던 바였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시절 아파트 창문에서 괴물을 보았다고 하는데 정말인가.
최근에 유명 만화가가 인터넷에서 감독이 고등학생 때 본드 흡입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는데 괴물을 본 것은 사실이다. 지하철 2호선 라인에 있는 장미아파트 내 방에서 한강이 보였다. 나름 사춘기라고 창밖을 보면서 멍하니 있는 시간이 많았고, 검은색 물체가 수직방향으로 올라가다가 펑 하고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웨스턴에서 프라자호텔 정도의 먼 거리지만 본 것은 사실이다. 그것이 영화를 시작할 때 최초의 아이디어였고 많은 남자 어린아이들이 그랬듯이 나도 ‘7대 불가사의’ 그런 거 좋아했다. 늘 보던 한강에서 괴물이 나온다면 얼마나 다이나믹하고 흥미진진할까 그런 생각을 했었고 실제 본 것이다. 마케팅실이 지시 했다던가 그런 것은 아니다.

영화 ‘괴물’의 개인적 의미가 있다면.
완성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다. 3년여에 걸쳐서 제작이 진행되다 보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살인의 추억’이 동경영화제에서 상영했을 때 중견 감독이 ‘당신 젊어 보이는데 이 영화 찍느라고 고생 많이 했겠다. 다음 영화는 소품을 찍어라’고 말했다. 당시 그 말 듣고 뜨끔했다. 이미 ‘괴물’을 준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에 ‘반지의 제왕’ DVD 메이킹을 봤는데 피터잭슨 감독이 얼굴에 열꽃이 핀 상태로 2년 동안 4시간만 잤다고 말하는 대목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감독이라는 것이 뭘까. 이 영화가 끝났을 때 내가 얼마나 망가질까. 두 번 다시 괴물 영화는 찍지 않겠다. 이런 생각들을 했다. 한 번 더 찍으면 잘 찍을 것 같긴 한데 완성했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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