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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우리는 ‘붉은 악마’로 세뇌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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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 모두 열광하고 있을 때 그 ‘열광’의 병적 징후를 읽어내는 사람들도 있다.‘개축구폐지위원회(www.anti-soccer.com)’는 국내에서 본격적인 월드컵 광풍이 피어날 때 즈음인 2001년 다음까페에서 시작돼 2002년 확대된 축구 안티 사이트다. 왜 축구를 ‘위험’하다고 경고하는지, 왜 하필 축구인지 ‘그들’의 ‘축구 문화 비판론’을 듣기 위해 개축구폐지위원회 운영자(ID:antisoccer)와 이메일로 서면 인터뷰를 했다. 운영자는 테러 위협 때문에 신분을 밝히기 꺼려했음을 밝혀둔다.

회원수가 몇 명이나 되나.
축구팬이 테러를 위해 가입한 경우가 많다. 현재 회원은 까페와 닷컴을 통틀어 5천7백여명인데 이중 5천명 정도는 욕설을 퍼붓기 위해 가입한 것이다.
사이트에 테러가 심한 것으로 안다.

사이트에 단체로 우루루 몰려 들어와서 기본적 자세도 갖추지 않고 테러를 가하는 키보드워리어에 대한 피해가 가장 크다. 심지어는 해킹당해 DB를 날린 적도 있다. 스포츠 애국주의와 파시즘의 문제는 축구만 해당되지는 않을 텐데.
한국에서만큼은 분명 애국주의와 파시즘이 스포츠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크다. 애국주의와 파시즘이 축구를 통해 가장 강하게 현현되고 가장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특히 파시즘은 축구에 국한돼서 발생된다는 입장이다. 단편적 예로 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나 핸드볼을 응원을 하는 현상은 단말마적인 결과일 뿐이다. 결승에 올라가면 응원하고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축구는 그렇지 않다. 유독 애국심이 강하게 결합된 축구는 어느 수준까지는 진출해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갖고 있는 실정이다. 축구의 성과가 의무인 만큼 응원까지 의무화돼 버리고 있다. 문제는 이런 응원의 의무화가 철저하게 가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4800만 붉은 악마’ 따위의 선전문구 등은 이미 모두가 응원하고 있다는 착각의 주입으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응원에 대한 의무를 강제 주입하는 것이다. 지난 2004년 올림픽기간에는 언론에서도 다른 종목 제쳐두고 유독 축구 위주로 선전하고 선동했던 전적도 있다. 이런 사례를 비추어 다른 종목보다 축구에서 집단주의의 병폐가 많다고 생각하며 타 종목에 비해 특혜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2004년 올림픽 땐 다른 선수들은 선수 당 하루 5천원의 훈련비가 지급된 것에 반해 축구 선수들은 하루 15만원 정도의 상대적 거액을 받았던 것으로 안다.

사이트의 글이나 문구들이 과격하다. 욕설이 난무하는 표현법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욕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인식이 있는 반면, 현실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우리 사이트의 욕을 문제 삼는 이들 조차도 대부분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맺는다. 이런 금기와 현실의 괴리는 욕이 하나의 유머코드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예가 락가수 M군을 거친 욕설로 해학한 경우가 해당된다. 인터넷은 온갖 문자들이 떠돌아다니는 공간이나 유감스럽게도 한국인들은 흥미나 유머적 요소가 없는 글은 잘 읽지 않는 게 현 상황이다. 그런 이유로 인터넷에서 오락적 요소가 없다면 지탱하기 어렵다. 거친 욕과 과격한 표현법은 축구를 둘러싼 분위기에 불만을 가졌던 사람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흥미를 끌기 위한 방편으로 선택했다. 이것은 흡사 M군을 희화화한 사이트가 안티들에겐 유머 사이트로, 팬들에겐 혐오 공간으로 인식됐던 현상과도 관련이 있다. 다만 M군은 팬보다 안티가 보편적이었다면 축구는 안티보다 팬이 보편적이라는 것이 차이점이다. 또한, 욕은 더 이상 억제해야할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욕만큼 정직한 대처법은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부드럽고 옳지 못한 말에는 쉽게 동의하나 거칠고 옳은 말에는 강하게 반발한다. 기분으로 옳고 그름을 정해버린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글을 지탱하는 근거와 논리, 사실보다 욕이 있느냐 없느냐가 우선적인 잣대로 적용되며, 그런 이유로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된 ‘스포츠찌라시’의 허무맹랑한 소설엔 쉽게 넘어가면서 욕하나 섞여있는 글은 욕만 기억하고 글 내용은 머리 속에서 포맷시켜버리는 이상한 현실까지 만들었다. 누구나 욕을 사용할 만큼 이미 생활의 일부가 돼버린 욕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옳고 그르고를 판단하고 거르는 역량과 자세 미달이 더 큰 문제다. 이에 대해 트레이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문맹화’의 심각한 상황을 해학하기 위해서라도 의도적으로 욕을 많이 사용해왔다.

한국의 축구 민족주의와 집단주의가 위험한 수준이라 생각하나? 외국이 더 심각하기 때문에 일반적 현상이라는 견해도 있다.
민족주의와 집단주의는 그 자체로서 판단해야지 외국과 비교해서 안전하다는 판단은 옳지 않다. 러시아군대 폭행이 국내 군부대보다 심각하다고 한국 군대의 폭력은 덜 위험한가. 다른 나라와의 비교가 아닌 그 자체를 생각했을 때 축구에 대한 광기는 위험한 수준이라 본다. 어떤 절도범은 월드컵을 응원할 소지가 보인다는 이유로 판사에 의해 영장이 기각됐으며, 2002년 폴란드전 때에는 붉은 악마들에 의해 폴란드선수들이 수면방해를 받기도 했다. 16강이 좌절되자 분신자살을 행하는 경우도 있었고, ‘추악한 승리’를 ‘신화’로 포장해 기념관을 난립하는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기간동안 비판적인 의견을 내세웠던 박노자 교수는 거의 매장에 가까운 수준의 비난을 당했던 것으로 안다. 세금도 많이 걷는 나라에서 실질적으로 전혀 올라가지도 않는 한국의 위상을 높힌답시고 돈을 펑펑 쏟아부어가며 매달리는 꼴은 정신 나간 수준이다. 한달 월급 100만원인 놈이 100만원을 ‘겜방’비로 탕진하는 건 정신나간일임에 틀림없지 않나. 더나 한국의 축구 민족주의가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작지도 않다. 오죽했으면 축구종주국이자 훌리건의 종주국인 영국의 BBC에서 한국의 이상축구열기를 보도했겠나.

전쟁 등의 방식이 아닌 스포츠로 민족적 감정을 분출하는 축구의 응원문화가 오히려 건강한 민족주의라는 견해도 있다.
민족적 감정의 분출이 왜 건강한건지 잘 모르겠다. 열등감의 분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승리에 대한 갈망이 일본하고 연관될 때 더 심각해진다는 것은 이를 잘 증명한다. 2002년 월드컵으로 이탈리아 스페인 포루투칼 등 감정이 없던 나라들에 대해서도 악감정을 갖게 됐다. 분출은커녕 없던 원한도 만들어내는 것이 축구 응원 문화인 것이다. 분출이란 해묵은 감정의 해소에나 어울리는 표현이다. 해묵은 원한이 있던 일본하고의 관계에서 축구는 그 원한과 적개심을 더 고조시켰으면 고조시켰지 분출을 통한 해소와는 거리가 멀었던 것으로 안다. ‘스포츠로 민족적 감정을 분출하는 축구의 응원문화가 오히려 건강한 민족주의이다’라는 말이 성립하려면 2가지 전제조건이 우선적으로 성립해야 한다. 첫째는 민족적 감정은 나라를 불문하고 원래부터 있기 마련이다. 둘째는 축구를 통해 분출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점이 생겨난다. 이 문장은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전제해서 도출된 궤변이다.

축구가 싫다면 ‘그냥 보지 않으면 될 거 아니냐’는 반박이 돌아올 법하다.
단지 축구를 싫어할 소극적인 권리를 추구한 것이 아니다. 옳지 못한 것을 지적하는 것이지 단순히 싫어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살인마 유영철을 비판하는데 싫으면 욕하지 말고 보지 말라고 대응하는 것과 같다.

유럽 등지에서 ‘축구 청정 구역’ 운동 등 축구 집단주의에 반대해 소수자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대안적 운동을 벌일 계획은 없나.
아직 규모가 미약하다. 무엇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 단체기보다 존재 자체에 위안을 삼는 정도의 규모라는 것이다. 이런 규모에서는 대안적 운동을 요구한다면 부러진 숟가락으로 밭을 갈라는 콩쥐 계모의 요구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단체가 다수를 포괄할 수 있을 때가 된다면 구태여 앞장서서 리더가 되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운동들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며, ‘우리가 그런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당면한 역할은 축구의 문제점과 허상을 인식하면서도 말하기 무서워 대놓고 말 못하는 사람들에게 안식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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